인성리 거욱대
대정현 중심지에서 단산으로 향하는 도로 중간 부근, 속칭 알뱅디에 탑이 3기가 서 있다.
제주에서 뱅디라면 평평한 땅을 이르는 말인데 알뱅디라면 아래쪽 뱅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. 즉 대정현에서 보면 한라산 방향이 아닌 바닷가 방향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인성리 마을 남쪽, 즉 앞부분이 허하여 잡귀가 들어온다고 믿어 탑을 쌓았던 것이다. 처음에는 개죽은물에 1기, 알뱅디에 2기, 머논에 1기 등 거욱대 4기를 세웠다고 전해진다.
특히 인성마을 탑에서 우리는 방사탑의 의미와 시련 그리고 축조과정에 나타나는 우리 선인들의 의식을 찾아볼 수 있다. 기록에 의하면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모슬포에 신병훈련소가 세워진 후 훈련소 막사를 짓는 과정에서 인성리의 거욱을 헐어 그 돌덩어리로 막사를 지었다. 거욱이 없어지자 뒤이어 이 마을에는 재앙이 시작되는데 수많은 소들이 전염병으로 죽어갔던 것이다. 이에 마을 사람들이 59년에 한 집에 쌀 한 되씩을 모아 그 돈으로 또다시 탑을 쌓았다는 것이다. 이어 2000년대 들어 배수로 옆에 1기를 또다시 축조, 현재는 3기가 세워져 있다.